어느 스타트업의 다섯번째 이사 기록
– 시리즈 A 투자받은 스타트업, 판교에서 이사하기
안녕하세요. 인프런(인프랩) 옥돌입니다. 인프런의 첫 공식 사무실은 판교에 있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9층 코워킹 스페이스 였어요. 경기도의 지원을 받아 월세는 무료였고요. 첫 번째 팀원과 경.창.센 9층으로 출근했어요. 거기서 2년을 일하고 강남의 공유 오피스로 갔다가 1인당 1평 미만으로 사용하는 좁은 오피스 공간에 숨이 막혀 3개월 만에 다시 판교로 내려왔습니다.
0평 > 9평 > 38평 > 118평 > 290평
판교에 얻은 38평 오피스는 스시집 옆이라 생선 냄새를 맡으며 출근했지만 빛도 잘 들고 조용해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바로 옆 놀이터를 산책하며 1on1 을 했었죠. 강남에 비하면 매우 쾌적했습니다. 그리고 118평 오피스에서 1년, 이번엔 무려 2.5배에 달하는 290평 사무실을 얻게 되었어요.
이사 준비도 본격적인 프로젝트가 되었습니다. 인테리어 다운 인테리어를 해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인테리어에 1억 원 이상의 돈을 써본 것도 처음이었죠.
스타트업 인프랩이 시리즈 A를 받고 이사한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인프랩의 이사를 도맡아 진행한 팀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냈어요.. 각 회사 이사 담당자들이 알아두면 좋은 꿀팁도 함께 정리했습니다.
슬랙 채널 #topic-이사준비위원회 – 2021년 8월에 부활한 이사 준비는 2022년 봄에 끝이 납니다.
이사준비위원회 소개
- 조이 : 경영지원 파트, Operation Manager “성이 ‘조’라 조이예요. 잘 부탁드립니다.”
- 디아 : 경영지원 파트, Operation Manager “디아 día는 스페인어로 ‘하루, 날’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하루하루 의미 있고 재밌게 보내고 싶어요.” - 자미 : HR 파트, HR Manager “특기는 요리 유튜브 보기 & 취미는 청소하기입니다.”
- 쭈 : 인프랩 CEO “큰 나무의 씨앗은 금방 자라지 않는대요.”
38평에서 290평으로, 이렇게 넓어졌어요. 기분이 어떤가요.
조이 : 사실 저는 아직 멀었다고 생각해요.(웃음) 최종 목표는 저 건너편에 보이는 사옥을 접수하는 거라 아직 이 정도에서 만족하지 않습니다. 일단 4층을 차지하고 사옥을 지어야죠.
디아 : 안에 은행이랑 병원이랑 편의점이랑 미용실 헬스장 수영장도 있어야 되고요. 버스 정류장도 인프랩으로 하나 들려야 해요.ㅋㅋ
자미 : 저는 사옥까지는 바라지 않고요. ㅋㅋ 제가 처음 입사했을 때 사무실 옆이 스시집이었잖아요. 진짜 저는 약간 놀랐거든요. 약간 비린내도 났고. 건물은 좋았는데 회의실도 딱 하나였어요. 사실 이전 회사에 비해서 사무실 사이즈가 엄청 작아서 답답했거든요. 그래서 301-1호(117평) 왔을 땐 넓어져서 괜찮았어요. 근데 또 사람이 많아지고 숨이 턱턱 막힐 지경에 이르러 이사한 거라 넓어져서 좋기는 한데 또 좁아지지 않을까.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네요.(웃음)
조이 : 전에는 사무실 책상 있는 공간밖에 없었잖아요. 여기는 회의실도 많이 생겼고 다양한 공간들이 생겨서 우리 회사 많이 컸구나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 멀었어요. 최종 목표는 사옥입니다. 저는 꿈이 커요 ㅋㅋ
쭈 : 저는 특별히 감흥을 느낀 건 없었는데요. 인테리어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되고 밤에 혼자 올라온 적 있었거든요. 아마 주말이었을텐데 그때 앞에 딱 5년 전 처음 시작했던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있으니까 되게 신기하긴 했어요.
디아 : 저는 최근에 들어왔잖아요. 그래서 다른 분들처럼 감회가 새롭고 이런 건 덜한 것 같고요. 회사의 방향성 자체가 그래도 좀 내실을 단단하게 만드는 거에 맞춰져 있고 이사할 때도 최대한 알뜰하게 하고 기존 시설을 유지하되, 필요한 것만 추가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서 그런 걸 지키는 게 저는 좋았어요.
회사 살림을 사는 분이라 답변이 다르네요.
디아 : 3배 정도 커진 거잖아요. 오피스가 3배 커지면서 다른 비용이 엄청나게 더 많이 드는 걸 겪어보니까 앞으로도 옮기거나 확장할 때 진짜 신중하게 잘 해야겠다 싶어요.
조이 : 관리비도 임대료도 훨씬 많이 들고 청소비도 기존보다 2배 정도 더 발생하거든요. 이사하고 끝!이 아니라 몇 배의 지출이 더 생기기 때문에 그만큼 또 벌어야 되는 그런 부분도 있어요.
디아 : 맞아요. 고정비가 확 늘어나요. 이사할 때 월세와 관리비가 늘어나는 건 예상했는데요. 인터넷 같은 경우는 6배가 증가했거든요. 이 부분은 예상 못 했던 부분이어서 고정비 지출이 많이 나가더라고요.
조이 : 장난 식으로 웃으면서 “우리 좋은 데로 온 만큼 돈 더 많이 벌어야 돼요.” 이렇게 웃으면서 얘기를 했는데 진짜예요. ㅎㅎ
대망의 디데이
이사 준비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이 있을까요.
조이 : 첫 출근하기 전날이요. 그때 힘들었는데 이야기를 진짜 많이 했거든요. 그래서 같이 일한 두 분이랑도 확 친해진 느낌이 들어요. 소통이 잘 됐어요. 한 명이 무슨 일을 하는지 다 알고 죽이 잘 맞아서 힘들었어도 재밌게 마무리했고 커뮤니케이션이 잘 돼서 소통에서 문제가 하나도 없었어요. 그 부분이 되게 좋았어요.
“몰라서 놓친 건 있어도 소통이 안 돼서 놓친 건 없었어요”
자미 : 저 진짜 하루만 나올 줄 알았거든요. (웃음) 오히려 조금 인원이 적은 게 일하는 데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일단 이삿날이라도 나와서 도와주자 해서 나왔는데요. 출근 전날 내일부터 당장 팀원들 출근해야 되는데 솔직히 큰일 났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요. 왜냐면 마무리가 덜 됐고 그때서야 책상 랜선 깔고 있고 전날 밤 8~9시쯤에 그제서야 팀원들 모니터를 정리하기 시작한 거예요.
그러면서 책상들 옮기고 조이는 여기 탕비실 정리하고 디아도 인터넷 기사님 랜선하고 캡스 확인하고 진짜 난리였거든요. 우리끼리 오늘 완성 안 되면 집에 못 간다. 무조건 세팅 다 하고 가야 돼. 하고 마무리한 시간이 거의 11시쯤이었어요. 아무튼 힘들었어요.
출근 전날 슬랙에 올라온 필독 공지사항!
디아 : 몰라서 놓친 건 있어도 소통이 안 돼서 놓친 건 없었던 것 같아요. 손발이 착착 맞다고 느낀 게 힘이 다 빠져서 정신을 놓고 앉아서 앞으로 해야 될 일을 누가 중얼중얼 하고 있으면 한 명은 또 정신 차리고 받아 적어서 슬랙에 올려놓고요. 또 다음 날 적어둔 거 보고 체크했어요. 마지막 날 생각보다 청소도 늦어지고 마무리도 늦어졌는데요. 조이가 이거 우리 오늘 끝내고 간다 이렇게 빡 잡아줘서 그래도 밤늦게까지 정신 차리고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일동 : 근데 앞으로 한 2년은 이사 안 했으면 좋겠어요.(웃음)
쭈 : 저는 이삿짐이 많았는데도 열심히 짐 정리하면서도 좋아하는 걸 옆에서 보니까.. 그때 좋은 사무실을 꾸미는 게 의미가 있을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을 했어요. 몸으로 느낀 건 그때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사무실 사진 찍어서 가족 단톡방에 올렸을 때도 좋았어요. ‘엄청 좋다. 뿌듯하다.’ 전 사실 그런 건 솔직히 크게 없었거든요. 근데 다른 분들이 엄청 좋아해 주니까 이게 되게 의미가 있는 거구나 하고 느껴요. 당연히 좋기도 하고요.
저는 사무실이 예뻐야 된다는 생각은 없어요. 솔직히 사무실은 일만 하면 된다는 주의거든요. 사무실이 예쁘고 그런 건 좀 사치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어느 정도 그런 생각이 있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이사 + 인테리어 해보니까 팀원들도 좋아하고 저도 기분은 좋아요.
근데 기분 좋은 게 일의 퍼포먼스에 얼마나 더 좋은 영향을 미칠지는 궁금해요. 측정은 어렵더라도 이사 전과 후로 우리가 얼마나 더 잘 되냐를 정성적으로 볼 수 있겠죠.
이사 과정 중에 어떤 게 제일 힘들었어요.
조이 : 저는 재밌어서 그랬는지 거의 3일 내내 공사 현장에 계속 있으니까 체력적으로 힘들긴 했는데 심리적으로 힘든 건 없었고요. 원래 하던 업무를 하면서 이사도 했었어야 했기 때문에 이사 후가 힘들었어요.
이사 후에도 인테리어가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밀렸던 일도 하고 인테리어도 계속 신경 써야 하고 그 와중에 계속 이사 관련 피드백이 계속 들어와서 그 후가 힘들었던 것 같아요. 사실 쉬었어야 됐는데 타이밍도 못 잡아가지고….
디아 : 저는 몸이 힘든 거 말고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건 없었고요. 어려웠던 게 돈을 줘도 해결이 안 되는 것들 있잖아요. 정수기 설치할 때 수도관이 멀어서 물을 어디서 끌어와야 하는지 저한테 물어보면(…..) 업체에서 어련히 해주면 되지 않을까 싶었던 것들이 사전에 고려했어야 되는 부분이더라고요. 인터넷 복합기 전화기 팩스 설치하는 일도 처음이어서 어려운 부분이었고요. 건물 관리가 까다로워서 인테리어 업체에서 작업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어요. 관리소에서 안된다고 하면 다시 저희한테 돌아오니까.
조이 : 그런 부분은 저희가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니까요.
디아 : 저희도 이왕이면 딱 완벽하게 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팀원들한테 오픈을 하고 싶은데 저희도 예상 못 했던 일들로 조금씩 늦어지니까 아쉽고, 또 팀원들한테 완벽한 선물처럼 못 준 것 같아서 그것도 좀 아쉬웠어요.
“전셋집을 마련한 기분이에요”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조이 : 팀원들이 좋다고 한 것도 너무 고마웠고요. 의외이긴 한데 좀 제일 뿌듯했던 게 외부 벽 색상이 원래 검은색이었는데 초록색으로 바꿨잖아요. 청소해 주시는 여사님께서 벽 색깔이 환해져서 너무 좋다고 하시는 거예요. 그 얘기를 듣는데 되게 뿌듯했어요.
여사님의 그 말이 너무 좋았어요. 밝아져서 훨씬 예쁘고 좋다고. 여기 복도 분위기도 우리로 인해 조금 더 밝아지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디아 : 특별한 건 아닌데 팀원들이 공간을 되게 구석구석 잘 활용하고 계실 때 뿌듯했어요. 날씨 좋을 때 창가 바 테이블에 앉아서 일하거나 손님 오시면 데리고 여기저기 소개하고 얘기하고 그런 풍경들이요. 우리가 준비한 공간을 잘 활용해주고 계실 때 뿌듯하더라고요
자미 : 오랜만에 본 팀원이 지나가면서 “회사가 너무 예뻐져서 회사 구경하려고 요즘에 출근해요” 하는 거예요. 팀원들 스스로가 쾌적함이나 팀에 대한 회사에 대한 애정도가 올라간 게 느껴져요.
“예전에는 월세방을 전전하는 기분이었다면 지금은 전셋집을 마련한 기분”이라는 얘기도 들었어요. 한 1~2년은 안정적으로 있겠구나, 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회사에 대한 애정이 엄청 높아졌다는 게 느껴져요 그런 부분이 좀 뿌듯한 것 같아요.
디아 : 팀원들도 사소한 것들에서 의미를 찾으시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공간이 넓어져서 라면 먹어도 냄새가 안 나서 좋다고 하는 분도 있고요. 작은 부분에서 생활의 질이 올라간 거 같아요.
조이 : 정체성도 생긴 것 같아요. 옛날에 흰색 공간에 책상만 있는 그냥 사무실이었다면 여기는 심볼 컬러도 들어갔고 톤도 인프런 다워졌어요.
이사 준비하면서 뭔가 새로 배우거나 알게 된 부분이 있었어요?
디아 : 처음 인테리어 할 때 최대한 옵션을 많이 정해놔야 한다는 걸 알았어요. 방 하나 트고 말고에 따라서 전기 배선도 확확 바뀌거든요.
업체에 미리 말해두면 벽에도 콘센트를 다 빼주는데,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가 말을 안하면 나중에 큰 작업이 돼버리는 일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최대한 초기 인테리어 논의할 때 신경을 많이 써야겠구나. 그걸 제일 크게 느꼈어요.
조이 : 소통이 진짜 중요하고 내가 신경 쓰지 않으면 아무도 알아서 해주지 않는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업체가) 뭐 알아서 해주겠지 이런 마음 절대 노. 계속 크로스 체크하고 놓친 게 없는지를 우리도 그렇고 업체랑도 다 해야 되는 것 같아요. 우리의 태도가 알아서 해주세요. 이렇게 맡겨 놓으면 업체 분들의 마음가짐도 많이 달라지거든요.
저희가 맨날 와서 보는 거랑 아예 맡겨놓고 안 오는 거랑 차이가 엄청 크기 때문에 신경을 써야 된다. 우리 말고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걸 배운 것 같아요.
목표는 같아요. 잘하고 빨리 끝내는 거
자미 : 조이가 이사용 배치도를 만들었어요. 배치도랑 스케줄링을 쫙 한번 브리핑을 하고 그걸 외운 상태로 정리하다가 헷갈리는 거 있으면 물어보고 하니까 약간 삼위일체처럼 움직였어요. 그래서 짐 옮기는 것 자체는 빨리 끝났고 인테리어 쪽이 조금 지연되긴 했는데요. 지금 생각해 보면 갈등이 있거나 엄청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니었어요.
조이 : 저희 세 명의 목표는 일찍 퇴근하는 것. 목표는 한 방향이잖아요. 잘 마무리하고, 빨리 끝내고, 최대한 덜 힘들게 일하자. 그 마음이 일단 맞았던 것 같고요. 디테일한 부분은 디아가 신경 써주셨어요. 저는 전반적으로 이사 날 어떤 걸 해야 되는지 세팅을 해놓고 그 세팅한 걸 다음 날 아침에 자미한테 이렇게 하면 된다라고 공유 한 거죠. (웃음)
자미 : 한마디를 3번 하는 건 비효율적이잖아요. 미리 이미 두 분이 합의가 다 된 상태에서 저한테 공유하고, 저는 그것만 따라가면 되잖아요. 그래서 긴 프로세스가 없었어요. 저는 맡은 일 잘하면 되고 궁금한 거 있으면 바로 물어봤어요. 이렇게 하다 보니까 속도도 되게 빨랐고 좋았던 것 같아요.
조이 : 막상 이렇게 해봤는데 별로면 바꾸자 얘기해서 뚝딱뚝딱 바꾸고. 거침없이 편하게 말한 것도 한 몫한 것 같아요. 그래서 실수해도 “선생님 이거 왜 이렇게 하셨어요.” 이야기하고요. ‘선생님’이라고 하면 기분이 안 나쁜 것 같아요. 약간 기분 안 좋을 수 있는 말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저희만의 단어 같기도 하고요.
자미 : 이사하는 날은 빨리빨리 일해야 되잖아요. 평소 속도로 일하면 안 되니까. “실수한 거 괜찮아. 그 다음 거 빨리해야 돼.” 실수한 게 있으면 “실수 인정. 그 다음에 뭐 해야 하지?” 이렇게 일했어요. 속도 때문에 또 좀 더 친해진 것도 있는 것 같아요.
디아 : 그리고 기분 나쁠 게 없는 게 목표는 같으니까요. 잘하고 빨리 끝내는 거. 실수를 일부러 하진 않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되게 잘 맞았던 것 같아요. 탓하는 게 없었어요.
쭈 : 배웠다기보다는 알고 있던 걸 한 번 더 확인한 것 같은데요. 괜찮은 사람들이라면 믿고 맡기는 게 팀원들의 성장을 위해서도, 일적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느꼈어요.
마지막으로 소감을 전해주세요.
조이 : 사실 일에 대해 만족도도 낮고, 자신감이 크게 있는 편이 아닌데, 이사 프로젝트를 계기로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과 만족감 모두 충족된 느낌을 받았어요. 일의 과정과 결과가 모두 좋은게 흔한 일도 아니고, 지금까지 사회생활하면서 두 가지 모두 좋았던 경험이 별로 없었는데 이번 프로젝트는 일의 과정과 결과 모두 좋게 나와서 스스로 굉장히 만족했던 것 같아요.
3일 동안 너무 잘 협조해 준 자미에게도 정말 고맙고, 특히 3달 동안 함께해 준 디아한테 너무 감사한 마음이 커요.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함께 일하는 팀원과의 유대감과 팀워크가 잘 다져진 것 같아요. 앞으로도 좋은 팀원들과 함께 일한다면 어떤 일이든 다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미 : 좋은 공간이 주는 시간이 결국은 좋은 경험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번 이사 프로젝트가 저에게는 인프랩이라는 팀에 마음을 주게 된 아주 작은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준비하면서 좋은 공간을 잘 사용할 팀원들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거든요. 예상보다 훨씬 좋아해주셔서 정말 감사했고, 저 또한 1년 전의 둥둥 떠다니며 헤매던 모습에서 이젠 두 발을 땅에 딛고 서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앞으로도 팀원들이 일하러 모인 이 공간에서 조금 더 생산적이고 재미있게, 편안하게 일할 수 있는 공간을 함께 만들어나가면 뿌듯할 것 같아요.
디아 : 힘든 작업이었지만 이 시간이 결국 돌아보면 추억이 되고 저의 소중한 경험이 될 거란 걸 분명히 알았기에 끝까지 해낼 수 있었어요. 어렵고 힘들었던 만큼 강렬하게 기억되니까요.
한편으론, ‘일이지만 추억으로 생각했다.’는 게 결국 제가 인프랩에서 얼마나 즐겁게, 좋은 사람들과 일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자유로운 환경에서 좋은 사람들과 일하는 게 목표였기에 인프랩에 들어온 과정만으로도 이미 인생의 만족도가 최상이었다고 작년 회고에 썼던 기억이 나는데요. 뜻깊은 이사도 겪고 인프랩 합류 6개월을 지나면서 그 너머의 목표를 재정비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사하는 동안 ‘다음에 하면 진짜 더 잘 할 수 있다’ 하는 다양한 포인트들이 있었는데요. 아쉬웠지만 발전의 여지가 있거나 지향점에 다다르지 못한 부분들을 잘 기억해뒀다가 하나씩 격차를 줄여가는 게 저의 넥스트 스텝이에요. 새로운 공간에서도 ‘즐겁게 일하고 많은 것들을 증명하는’ 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함께해 준 팀원들에게 압도적인 감사를 드립니다!
출처 : 카카오톡 이모티콘
쭈 : 저는 확실한 건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제 생각엔 그냥 진리이기 때문에 층을 나누거나 사무실을 분할하는 건 피하고 싶었어요. 이게 잘 지켜지면서도 좋은 사무실을 구해서 좋아요. 운이 좋았어요!!
그리고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일이 그렇게 많진 않잖아요. 근데 이번 이사 같은 경우는 그게 뚜렷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팀원들한테 고맙다는 느낌이 선명했던 프로젝트였어요. 그래서 정말 좋았어요.
이사 준비 담당자를 위한 7가지 조언
이사 준비하기 전의 나로 돌아간다면 어떤 조언을 건네고 싶은지 물어봤습니다. 한국에서 이사를 준비하는 모든 직장인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찡긋)
🌿<이사 준비 담당자를 위한 7가지 꿀팁>
1. 찝찝한 부분이 있다면 절대 그냥 넘어가지 마라.
원래 폴딩 도어 반투명 유리 작업을 하기로 했는데 그걸 안 했었어요. 근데 안 한 것도 나름대로 예쁘고 괜찮더라고요. 그래서 말 안 하고 넘어갔는데 결국 한 번 더 일했어요. 역시 조금 찝찝하면 무조건 당시에 힘들더라도 체크하고 넘어가야 됩니다.
2. 전기선은 최대한 많이 뽑아라. 뽑을 수 있는 거 다 뽑아놓자.
콘센트든 인터넷 선이든 시공할 당시에 다 뽑아달라고 요청드리면 좋아요. 꿀팁입니다.
3. 빌트인으로도 할 수 있는 건 사전에 고려해서 얘기하기
나중에 고치기 어려운 것 중에 빌트인으로 해야 되는 것들이 있거든요. 복합기가 들어가 있는 OA장이나 제빙기도 빌트인으로 들어갈 수가 있대요. 저는 나중에 알았는데요. 미리 이야기하면 작업 해주시니까 사전에 고려하면 좋아요.
4. 동선을 평면도로만 보지 말고 3D로 생각하자.
얼마나 넓어질지 가늠이 어렵지만 전체적인 동선이나 회의실 문 방향 이런 것도 미리미리 좀 더 3D로 많이 굴려보면 좋을 것 같아요.
5.동기화가 잘 되어야 일이 빨리 끝난다.
서로가 좀 동기화가 빨리 돼야 돼요. 아이스크림 먹다가도 To-do-List 말하면 옆에서 또 받아주고. 이사하는 사람들끼리 의사소통이 빨리 정확하고 동기화가 빨리 돼야 될 것 같아요.
6. 대표님은 맛있는 고기 사주세요.
맛있는 고기 사주시면 힘이 됩니다.
7. 항상 길은 있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말기)
결과론 적인 이야기지만 만약 우리가 사무실을 21년에 일찍 구했으면 위치가 애매한 곳에 들어가서 월세도 더 많이 냈을 거예요. 근데 저는 이게 스타트업에서는 중요한 진리라고 생각해요. 스타트업은 진짜 필요하기 직전에 딱 이루어지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항상 길은 있으니까요.
2편에서는 인프랩 5st 오피스 공간 코멘터리를 다뤄 볼게요. 팀원들의 애정과 손길이 묻어있는 공간들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4층 오피스 계약서에 도장 찍기까지의 우여곡절도 있었는데요. 판교의 카카오, 네이버 등 IT 공룡 기업들 사이에서 작은 스타트업이 고군분투하며 오피스 계약하기까지의 썰도 (궁금하시면) 번외로 풀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프랩 풍경 이모저모>